25. Autumn in New York, 미국이 가야 할 길(1)

11.14.2011.

미국 경제의 앞날이 문득 옛 영화의 한 제목 같아 영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영화 “Autumn in New York”은 2000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10년 전에 보신 분들은 가물가물 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감동을 주는 영화는 아닙니다. 진부한 Another Love Story입니다. 센트럴 팍의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가 깊게 남는 영화입니다.

봄에 시작한 사랑이 마치 그림자가 아름다운 가을에 떠나 보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여자는 봄에 설레고 남자는 가을에 앓기 때문일까요? 사랑은 봄이 주는 행복한 거짓말일 수도 있고,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을 때 비로소 가을 사랑이 주는 쓸쓸한 현실을 깨닫기도 합니다. 생활에 치여 가을이 오는지를 깨닫지도 못했는데 벌써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22세의 아름다운 여인과(Winona Ryder – Charlotte 역) 48세의 바람둥이 남자(Richard Gere – Will 역)와의 짧지만 슬픈 사랑 이야기.
죽음을 앞둔 짧은 생애 마지막 찾아온 사랑에 들떠 그녀는 에머슨의 시를 읊조립니다.
“세상이여 나는 그대를 품을 수 없구나”
그리고 이별을 예고하면서 하는 말,
“세상에는 오직 두 가지의 러브 스토리가 있을 뿐이죠.
여자가 떠나가는 러브 스토리와 남자가 떠나가는 러브 스토리.”

뉴욕의 가을은 깊어가고 미국 경제의 가을도 깊어만 갑니다.
미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의 글 24번 “미국 경제 왜 이렇게 되었을까?”를 보시면 미국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되면 어떻게 했는지 역사 순서대로 잘 나와 있습니다. 이 글을 2개월 전 미주 중앙일보 블로그에 “노스텔지어”라는 필명으로 올렸더니 여러분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글의 내용과 전혀 관계없이 저를 사기꾼으로 치부했습니다. 저의 글 1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펀드 매니저지만 클라이언트의 자금을 아예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고 자체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 무지하고 불쌍한 영혼을 위해 제가 시간 낭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어 두 번 다시 그러한 사이트에는 글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무지(無知)는 자발적 불행이다.”

대부분 긍정적인 평이었지만 그중에 UC 대학교수라는 분이 반대 의견이 아니라 이건 맞고 저건 틀린다고 O, X로 전형적인 한국식 교육받은 결과의 글을 썼었습니다. 한심합니다. 사회과학에서 O, X 라니요. 차라리 교수라고 하지 말았으면 이해했을 것입니다. 저는 그분이 교수 신분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왜냐면 그런 실력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글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100% 있었던 역사적 사실에 의하여 글을 쓰고 그것에 따라 미국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리라는 것을 예측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지난 글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으로 달러가 기축 통화가 됩니다.
(2) 1961년 미국이 금본위제도하에서 방만한 재정으로 달러를 마구 찍어내자 금풀(Gold Pool) 협정이 체결되지만 베트남 전쟁으로 빚이 너무 많아지자 이 협정도 파기되고 맙니다.
(3) 1971년 결국 금본위제도를 폐지합니다. 국가 빚을 금으로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4) 1985년 플라자합의를 합니다. 지금과 똑같이 중국이 미국 채권을 많이 보유한 것(채권을 많이 보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발행국에 대한 받을 돈이 많다는 뜻)처럼 당시 일본이 미국에 대한 무역 흑자로 미국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엔화 절상을 요구한 것입니다.

상대국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뀐 것일 뿐 지금 상황이 1985년과 똑같습니다. 일본은 미국으로 불러서 스테이크 사주면서 영어로 이야기하면 못 알아들으면서도 OK,OK 했지만, 중국은 영어로 무어라 말하면 쏼라 쏼라하고 맙니다. 미국 말을 고분고분 들을 리 없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미국은 끊임없이 위안화의 평가 절상을 요구할 것입니다. 자력으로 경제가 살아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제가 그래서 역사 속에 미래가 있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입니다.

결국, 무역전쟁으로 갈 수밖에?

미국 상원은 10월 11일에 “위안화 환율 불균형(Currency Misalignment)제재법”을 65대35로 통과시켰습니다. 그동안 위안화가 저평가되어 싼값의 중국 상품이 너무 많이 미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 법안의 주된 내용은 “시장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통화에 대해 미국 기업들이 상무부에 관세를 부과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런 내용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왕 서방 표 TV가 $100인데 미국 회사 GE에서 만든 TV가 $150이라면 당연히 가격 경쟁력이 왕 서방 표가 앞서므로 GE 제품이 팔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GE는 미국 상무부에 일러바쳐서 왕 서방을 두들겨 패버리라는 법안입니다. 지극히 깡패 같은 법안입니다. 외상소 신 나게 잡아먹다가 빚이 많아지고 갚을 길이 없어지자 빚을 탕감해 달라는 것입니다. (위안화 절상)

이 법안이 하원에서도 통과된다면 무역 전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자국 상품을 보호하기 위하여 보호무역주의가 시작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상대국의 수입상품에 대한 높은 관세 때문에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 협정을 체결한 국가 간에 상품, 서비스 교역에 대한 관세 및 무역장벽을 철폐하는 것)를 하루아침에 침몰하게 할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 법안이 실행된다면 무역전쟁으로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이 보호무역 정책으로 돌아선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견해는 다릅니다. 쇼라고 봅니다.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에서 이 안을 통과시켜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법이 또한 미국의 한계를 드러내는 이유는 문맥을 자세히 보면 드러납니다.
“시장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이라는 말은 “환율 불균형”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중국이 환율 조작으로 위안화의 가치를 낮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미국이 환율 조작을 직접 조사할 수 있는 권한 밖이므로 단지 가격 불균형으로만 조사한다는 법안입니다. 이렇게 한계가 있는 법안은 성사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쇼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무역 전쟁으로 갈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미국이 앞장서서 관세를 철폐하자고 FTA를 각국과 체결하면서 중국과만 무역 전쟁을 한다면 명분이 서지 않습니다.

미국의 마지막 카드는 TPP

미국이 아무리 중국에 대하여 겁을 줘도 왕 서방은 꿈쩍하지 않습니다. 1985년 미국은 일본에 스테이크 한 접시로 플라자합의를 이끌어내어 엔화 절상으로 빚에서 헤어났지만, 지금의 왕 서방은 두꺼운 뉴욕 스테이크에 다블 다블 맥도널드 햄버거에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재무부장관 가이트너와 대통령 오바마가 입만 열면 위안화 절상하라고 난리지만 왕 서방은 총알 없는 총잡이라는 것을 알고 무시해 버립니다. 그래서 마지막 미국의 카드는 TPP입니다.

TPP란 Trans-Pacific Partnership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뜻합니다.
FTA와 다른 점은 FTA는 당사국과 양자 간 협상이지만 TPP는 블록으로 다자간 협상으로 다른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FTA는 한 친구만 사귀는 것이고 TPP는 여러 친구를 동시에 사귀는 것입니다. 미국이 한국에 앞서 FTA를 통과시킨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왜 국빈으로 초청하여 국회 연설까지 하게 했겠습니까? 그가 민주 투사여서 그랬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한국은 중국이 추진하는 TPP 그룹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미국보다 중국에 훨씬 많은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중국을 무시할 수 없어 그 그룹에 들어갔고, 그래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무리하게 FTA를 서두른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유능하고 진정으로 국가를 위한다면 국빈 초청을 거절하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로 미국과의 FTA 조항을 협상하는데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여 한국에 이득을 많이 줄 수 있었는데 ‘등신’ 외교로 국빈초청을 받았다는 개인의 역사 기록에만 신경 썼습니다.

미국의 전략은 간단합니다. 한국은 FTA로 묶어놓고, 일본은 TPP로 묶어 중국을 견제하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고 이 글을 다시 읽으시면 국제 정세 파악이 될 것입니다. 답답한 한국인들은 국제 정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FTA를 하면 투자자 국가소송 조항에서 불리하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 있습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있습니다. FTA를 논 하려거든 최소한 법 조항이라도 읽어보고 논 해야합니다. TPP는 FTA를 흡수하는 조약입니다. FTA는 어느 일방이 취소해 버리면 6개월 후에 자동으로 효력을 잃는 조약입니다.

(제24.5조 발효 및 종료: 2항.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명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쉽게 될 것입니다. 이제 완전히 아시아 태평양시대가 열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은 완전히 빠져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10년 동안 이라크와 중동 문제로 아시아를 중국 위안화에 내주다시피 했습니다. 미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 3위 국인 일본을 앞세워 경제 2위국인 중국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기축 통화인 달러를 위협하는 위안화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의 생각이고 앞으로 5년 이내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 중국과 거래가 많은 개발도상 국가들은 어쩔 수 없이 무역 대금 결제를 위안화로 하게 될 것입니다.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 대금 결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글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었습니다. ‘달러의 미래가 미국의 미래’라는 말입니다. 지금은 미국 경제가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Optimism)라도 있지만, 달러가 중국의 위안화에 밀려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으면 정말 미국은 희망이 없어집니다. 이런 현실이니 미국이 플라자합의보다 더 강하게 중국에 압력을 넣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위안화의 가치를 절상하여 중국제품의 수출을 막아야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검은색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붉은색은 중국이, 푸른색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격을 너무나 향상시켜 주도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국격이 구름 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국격을 신경 쓸 게 아니라 인격부터 향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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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미국은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그래서 참다못한 중국이 이번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중국은 어떤 나라로부터도 TPP에 초대받지 못했으며, 아시아지역 경제 통합은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TPP는 관심 있는 모든 나라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어 초대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라며 “국영기업이 이익을 독점하는 중국의 경제 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마지막 카드를 TPP로 하겠다는 의중이 드러난 셈입니다. 그러나 미국 생각대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거의 모든 나라가 중국에 물건을 팔아먹고 있기에 미국 말만 일방적으로 따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뼛속까지 친일 친미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한 말) 우리의 위대하신 이명박 대통령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세계는 이렇게 서로 어우러져 블록단위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의 대통령은 버지니아 한국 식당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불고기 먹었다고 국빈대접 대가로 FTA를 약속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청와대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펜타곤 탱크 룸에서 안보에 관한 브리핑을 이 대통령이 받았다고 선전했습니다. 그 이면에는 14조 원이나 되는 무기 구매 약속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 돈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4대강 사업과 비교해 보십시오. 22조 원 이었습니다. 비밀이 언제까지 지켜질까요? 정권이 바뀌면 순간입니다.

한국의 보수신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군불을 때고 있습니다. FTA를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랍니다. 미래를 보지 못하는 지도자를 가진 나라는 불행한 것입니다. 그런 지도자를 뽑은 국민의 덕분입니다. 국제 정치를 이해해야 세계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는 정치 일부분입니다.

글이 길어져 (2) 번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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