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산유국은 왜 가난할까?

2.24.2012.

이란의 핵무기 개발 때문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제재하겠다고 행동으로 나서면서 국제 유가가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어제(2,23,2012) 날짜로 4월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7.83였습니다.

참고로 아주 중요한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원유 선물시장의 용어를 간단히 설명해 드립니다. 뉴스에 많이 나오지만, 사전 지식이 없으면 쉽게 알아듣지 못합니다.

원유(Crude Oil)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중동산을 두바이유라고 하며 영국의 북쪽 해안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을 북해산 브렌트유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되는 것을 텍사스 중질유(WTI, West Texas Intermediate)라고 합니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레이트( United Arab Emirates. UAE)연방 토후국(추장국가) 7개 국가 중 하나로 수도는 아부다비입니다. 그런데 수도인 아부다비보다 더 알려진 것은 원유수출 때문이며 모든 중동산 원유를 두바이유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두바이란 말도 아랍어로 메뚜기라고 한답니다. 원유를 펌프질하여 뽑아 올리는 기계가 마치 메뚜기처럼 보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품질은 유황성분이 많아 가장 떨어지고 값이 제일 쌉니다. 한국은 두바이유를 80% 정도 수입합니다. 그래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하니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달에 부랴부랴 사우디로 가서 추가 석유공급을 약속받고 온 것입니다. 호르무즈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 등에서 생산된 원유가 수송되는 전략 요충지로 세계 유조선의 약 40%가 지나갑니다. 두바이 유는 품질이 떨어지고 싸기 때문에 뉴욕상품 거래소(New York Mercantile Exchange, NYMEX)에서 거래하지 않고 싱가포르에서 현물거래로 이루어집니다.

북해산 브렌트유(Brent Oil)는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거래되며 한국은 거의 수입하지 않습니다. 미국 텍사스 중질유(WTI)는 환경에 지장을 주는 유황성분이 낮고 원유의 비중을 나타내는 API 도가 높습니다. API 도가 높을수록 원유정제 과정에서 휘발유 등 고급 유류가 많이 생산이 됩니다. 그리고 유황성분이 적다는 것은 탈황시키는 별도의 시설이 필요 없기에 텍사스 중질유가 비싸게 거래됩니다. 그래서 뉴스에서 들어보면 텍사스 중질유를 Sweet Crude Oil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가장 품질이 좋습니다.

여기서 원유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중요한 역학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유는 식량과 물만큼 중요하기에 원유가 생산되지 않은 나라는 국제 사회에서 목소리가 줄어듭니다. 카다피의 리비아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 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리비아 원유는 중동산 중에서 유황성분이 적은 고품질(Sweet Crude) 원유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수출 물량의 2%밖에 안되지만 유독 리비아 사태 때 유럽 나라들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상식적으로 보면 미국이 잘 써먹는 말 중에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억압받는 국민을 지원한다는 말을 하면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그런데 카다피 독재정권을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공격을 위임했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이 리비아로부터 원유 수입하는 물량이 1%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정유회사도 리비아에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코노코필립스나 마라손 정도입니다.

반면 유럽은 다릅니다. 이탈리아의 에니, 영국의 BP, 프랑스의 토탈, 스페인의 렙솔, 오스트리아의 OMV 등 대형 정유회사가 리비아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달리 영국과 프랑스가 공격에 앞장섰던 것입니다. 프랑스는 수입의 15%를 리비아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20% 이상을 리비아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돈만 있으면 온 세상 여자가 다 자기 것으로 생각했던 이탈리아 전 총리 베를루스코니가 끝까지 카다피 정권을 지지했던 것입니다.

가다피 정권을 끝까지 지지했던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세 나라가 리비아의 현재 과도 정부로부터 리비아 원유를 수입하는 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 이렇게 현대의 국제정치는 종교, 인종 문제, 원유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단위는 배럴(Barrel)입니다. 사실 미국이 가장 실수한 것이 거리와 부피의 단위를 국제 규격에 따르지 못한 것입니다. 서부개척시대 때 발로 대강 잰 것이 Feet가 되었습니다. 지게꾼들이 이렇게 해 놓고 나중에 고치려니 감당이 되지 않아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습니다. 센티미터(cm), 미터(m) 단위를 쓰지 않는 나라는 미국뿐입니다. 심지어 주식시장에서 주식값도 수년 전까지만 해도 분수 단위였습니다. 지금처럼 소수점 단위로 고친지가 몇 년 되지 않습니다.

배럴도 ‘나무통’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손으로 만든 나무통인데 대략 맞으면 1배럴이라고 했습니다. 1배럴은 158.9 리터(약 160리터)이며, 1갤런(Gallon)은 3.785리터(약4리터)입니다. 그래서 1배럴은 40갤런이 됩니다. 그러면 위에서 나온 어제 선물시장 가격이 배럴당 $107.83이었으므로 이 가격을 40으로 나누어 보면 현재 우리가 개스 스테이션에서 넣는 가격이 나옵니다. 1 갤런당 약 $2.70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현재 소비자 가격은 $4 이 넘습니다. 차액만큼 유통 마진과 세금이겠지요. 한국은 리터 단위이므로 현재의 가격이 1리터당 2,000원 이라면 미국이 리터당 1,000원 이므로 배가 비쌉니다. 한국은 유류세가 높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할 것은 대부분 사람이 미국의 원유매장량이 엄청난데 생산하지 않는 이유가 다른 나라의 원유가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원유는 생산단가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원유값이 아주 많이 오르지 않는 한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하지 않는 것입니다. 주로 모래층이나 암반층에 실핏줄처럼 매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기술이 발달하여 땅속 깊숙이 스팀을 집어넣어 원유를 녹여서 한곳으로 모이게 하여(셰일 개스) 원유를 뽑아 올린다고 합니다. 원유를 발굴하는 회사는 자본주의를 뒷배로 하는 대규모의 회사들입니다. 다시 말해 수익이 있으면 별짓을 다 합니다. 미국의 미래를 위해 지금 배고픔을 참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 예가 최근에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시작해서 미국의 대륙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여 텍사스 휴스턴까지 가는 원유 파이프라인 건설입니다. 이름 하여 ‘키스톤 파이프라인 XL 건설 프로젝트(Keystone Pipeline XL Project)’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정부와 기업이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도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마도 달에 원유가 매장되어 있다면 지구에서 달까지 파이프를 건설할 것입니다.

정부는 개발 기업이 부풀려서 만들어준 허황한 향후 이득을 읽기만 하면 됩니다. 마치 한국의 4대강 개발처럼 실지 고용은 30,000여 명도 안 되었는데 350,000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는 식입니다. 이 파이프라인 공사를 하면 다음과 같은 혜택이 있다고 합니다. 키스톤 파이프라인 공사가 대형 건설공사로서 미국 내에서 단기 2만, 장기 2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방정부 세입이 5억 8,500만 불 늘어나고 파이프라인이 100년간 운영된다면 50억 불의 세금이 추가로 들어온답니다. 그래도 한국의 노가다 정부보다는 아주 양심적인 구라 통계입니다.

길이가 총연장 2,736Km(서울과 부산이 400Km), 비용이 70억 달러(7조 원. 한국의 4대강 24조 원), 파이프 직경 91.4cm, 수송량 하루 130만 배럴입니다.

 (점선이 새로 건설할 파이프라인입니다. 네브래스카주에 보시면 샌드힐이라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모래사막으로 잘 보전된 환경이 있나 봅니다. 이곳을 관통하지 못하고 우회를 해야 한답니다. 물론 비용이 더 들겠지요.)

미국은 하루 1,1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합니다. 그 중 2백만 배럴이 캐나다로부터 수입됩니다. 그런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거부를 했습니다. 선거 때문입니다. 환경보호단체를 자극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캐나다가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중국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에 팔아먹으려면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서부 해안까지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합니다. 토지 보상 등에 10년 이상이 걸린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원유가 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모래 속에서 나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모래 속에서 추출하는 샌드오일은 추출 비용이 높아 과거에는 하지 않다가 지금은 오일 가격이 오르고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 채굴을 시작한 것입니다.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데는 심각한 환경오염이 뒤따릅니다. 원유 생산지는 독성이 강한 거대한 폐기물 웅덩이가 생기고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추출할 때는 시추할 때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하며 불순물 씻어내는 과정에서 원유 1배럴당 물 3배럴이 필요하답니다.

미국이 자국 내 오일을 개발하지 않는 또, 하나는 환경문제입니다. 환경보호가 원유개발보다 가치가 있다고 보기에 함부로 개발하지 못합니다. 특히 알래스카 같은 경우가 생산단가도 비싸고 환경보호에도 걸리기에 많은 매장량에 비해 원유 생산이 많지 않은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 생활에 너무나 밀접하기에 잠시 원유에 대한 상식을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인들이 1갤런당 $4이면 년간 세금을 $900 더 내게 되고, 1갤런당 $4.50이 되면 $1,000 세금을 더 내게 되는 결과가 된답니다. 올해에 대통령 선거가 있으니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선심으로 텍스 리턴을 한 사람당 $1,000씩 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재정적자가 너무 심각해 불가능할 것입니다. 부시 같으면 질러 놓고 보겠지만, 오바마는 신중해서 불가능할 겁니다. 기대하지 마세요.

그런데 석유값이 이렇게 비싼데 왜, 산유국 국민은 가난하게 살까? 의문입니다. 지금부터의 얘기는 존 퍼킨스(John Perkins)라는 사람이 쓴 책 “경제 저격수의 고백(Apology of an Economic Hit Man)”을 참고한 것입니다. 사실을 위하여 저자를 간단히 소개합니다.

1945년 뉴햄프셔주에서 태어나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훈련을 받고 민간 컨설팅회사인 MAIN이라는 곳에 경제 분석관으로 위장해 들어갑니다. 1971년부터 1980년까지 9년 동안 세계를 누비며 개발도상 국가의 개발 잠재력을 부풀려 계산하고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미국의 자금이나 다름없는 세계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게 하고 미국기업이 개발사업에 참여하여 모든 이익이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공작을 펼칩니다.

그가 이 책을 쓴 동기는 경제 저격수로 참여했던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자 고백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별거와 이혼, 그리고 그의 친구였던 파나마 대통령 토리호스와 에콰도르 대통령이었던 롤도스의 의문사 등을 경험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쓴 것입니다.

그가 말한 경제 저격수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경제 저격수란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를 속여서 수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털어 내고, 그 대가로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세계은행과 미국 국제개발처, 또는 다른 해외 원조기관들로부터 돈을 받아 내어 거대 기업의 금고나 전 세계의 자연 자원을 손아귀에 쥔 몇몇 부유한 가문의 주머니 속으로 그 돈이 흘러가도록 조종한다.”

미국은 정부와 기업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지 못합니다. 인사에서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기업체 임원이 정부 관료로 많이 들어가고 그만두면 기업체로 돌아가 돈을 더 많이 받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업정치(Corporatocracy)’라는 것입니다. 거대 기업과 정치 그리고 은행이 삼위일체가 되어 돈과 권력을 함께 쥐고 약소국을 상대로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상대국을 빚더미에 앉게 합니다.

이러한 기업정치는 케네디 행정부와 존슨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로버트 맥나마라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포드 자동차 사장이었던 맥나마라는 국방부 장관을 그만두고 세계은행 총재로 갔습니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은행의 삼각 축을 모두 거친 인물입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넀던 조지 슐츠는 벡텔의 회장이었습니다. 딕 체니는 아버지 부시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이었다가 핼리버튼 회장으로 갔고, 다시 아들 부시 때는 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라크 전쟁을 기획하고 입안한 유대인의 아이콘, 신보수주의자의 대표 인물인 폴 울포위츠를 부시가 세계은행 총재로 임명하는 것을 보아도 지금도 여전히 기업정치는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을 말아먹고 세계까지 휘청하게 한 월 스트리트 출신들의 인사를 보면 화룡점정입니다. 국가의 재산과 경제를 책임지는 재무부 장관은 월 스트리트 출신입니다.

한국의 대통령 인사가 말이 많지만 큰 틀에서 보면 미국보다 훨씬 깨끗합니다. 이건희 씨가 국무총리로 가고 정몽구 씨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간다면 한국인의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분명 낫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을 목욕하지 않아 몸에 때가 많이 끼고 겉만 번지르한 때 묻은 신사의 나라라고 합니다. 깊이 볼수록 때가 많습니다. 한국은 목욕은 깨끗이 했는데 코디네이트가 서툴러 위아래 색상을 잘 못 맞추는 약간 촌스런 콤비 신사의 나라라고 합니다.

미국이 이런 이유는 국가의 이익이 기업의 이익이고 기업의 이익이 국가의 이익이라는 인식이 바닥에 깔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사에서도 기업과 행정부가 같다는 사고입니다. 그래서 군산복합체가 태어난 것입니다.

경제 저격수들이 하는 일이 마피아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먼저 먹잇감에 호의를 베풉니다. 호의란 발전소, 고속도로, 항만, 공항, 산업 단지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차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차관을 제공하는 조건은 이 모든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업체가 반드시 미국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차관해 준 돈은 대부분 미국 국경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건설을 미국업체가 담당하니 건설비가 고스란히 미국 기업 계좌로 바로 들어갑니다. 저의 지난 글을 보시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것입니다. 유대인 로스차일드가 로마 교황청으로 들어오는 전 세계 국가의 헌금 환전 업무를 담당했는데 결국 돈은 자신들의 금고에 있고 종이로만 환전 업무를 해준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엄청난 금액의 돈을 빌린 나라는 몇 년 뒤에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럴 때 미국은 빚을 갚지 못한 대가로 다른 것을 요구합니다. 가령 유엔에서의 투표권을 장악하거나(한국을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안보라는 이유로 미국 뜻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그 나라 영토 안에 미군 기지를 세우거나, 석유 같은 중요한 자원이나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 등을 빼앗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채무국의 빚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원유 매장량이 많아도 원유 시추 기술이 없기에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지리아를 보면 이해가 갑니다. 아프리카 최대이며 세계 10위의 산유국이자 8위의 원유 수출국인데 유전지대 주민 조차 석유는 말할 것 없고 전기조차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총 23개 광구에 쉘, 쉐브론, 토탈, 엑슨모빌 등 거대 석유기업들이 전부 혹은 일부 지분을 갖고 원유를 생산 중입니다. 그런데 이 전쟁터에 중국이 뛰어들었습니다. 중국은 넘쳐나는 달러를 주체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전역을 자원확보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원유 지분확보의 대가로 제시한 금액이 500억 달러입니다. 쉽게 말해 50조 원입니다. 한국의 2012년 국가 예산이 325조 원입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중국과 서방 석유기업 사이에 경쟁을 붙여 놓고 즐기는 중입니다. 대통령 경제보좌관 타니무 야쿠부(Yakubu)는 파이낸셜 타임스지에 “우리에겐 전통적 친구(서방)도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 석유의 6분의 1을 가져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이미 기존 파트너보다 여러 배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우린 이런 경쟁이 즐겁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뛰어들면서 나이지리아 정부의 요구 금액도 치솟고 있습니다. 엑슨 모빌은 최근 유전 광구 3곳에 대한 40년 계약을 갱신하기 위해 7,80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30배가 넘는 25억 달러를 요구받았습니다. 이런 돈이 어디로 누구에게 돌아가기에 국민은 전기도 없이 진흙으로 만든 쿠키를 먹고 살겠습니까? 독재자의 권력유지에 사용됨으로써 아무리 석유 매장량이 많아도 서방의 석유회사와 권력자들이 돈을 독식하기에 산유국 국민은 가난한 것입니다. 그래서 참지 못한 국민이 니제르 델타해방운동(MEND)이라는 반군을 조직하여 유전의 파이프라인에 불을 지르고 석유회사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서 배고픔을 호소합니다. 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어야 할 것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6위의 매장량을 지니고 있는 국가입니다. 오리노코 강의 중질유까지 합하면 2,500억 배럴로 사우디 다음입니다. (사우디 2,600억 배럴)
그런데 베네수엘라가 미녀는 많아도 잘산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서방의 석유회사가 독점하였기 때문입니다. 참다 못한 차베스 대통령이 석유회사의 국유화를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안달이 났습니다. 엑슨 모빌사는 국가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20억 달러(12조 원) 손해 배상을 청구하였으나 2억 5천만 달러(2천5백억 원)만 지급하라는 판결이 났습니다. 국유화하자 40억 달러가(4조 원) 상반기에 흑자가 났습니다. 엄청난 자금이 그동안 미국으로 들어갔던 것입니다.

에콰도르에서는 100달러어치 원유를 캐면 75달러를 미국의 석유회사가 가져갑니다. 그리고 나머지 25달러 가운데 15달러 이상이 빚을 갚는데 들어갑니다. 정작 이 나라 경제에 들어가는 돈은 10달러 미만에 그칩니다. 엄청나게 많은 석유를 캐내지만 빚은 갈수록 늘어나고 빈부 격차도 더 커집니다. 에콰도르의 석유로 미국이 이익을 챙긴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과거처럼 무턱대고 무력으로 다른 나라를 집어삼키는 일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그동안 군대가 했던 일을 이제 기업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른바 기업정치(corporatocracy)입니다.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미국의 방위 산업체는 자신들의 무기를 팔아먹고 CNN은 전쟁 생중계 하면서 광고로 돈을 벌고 CNN에서 나오는 무기들은 자동으로 광고 효과를 보는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군산복합체의 시스템입니다.

부패한 정부가 들어선 나라는 약탈하기가 더 쉽습니다. 돈을 왕창 끌어다 여기저기 쓰다 보면 갚을 걱정은 나중에 하더라도 당장은 발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만큼 국민 지지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나라의 미래를 저당 잡히고 부와 권력을 얻습니다. 그런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겠지만, 그 나라에 미치는 미국의 힘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패하지 않거나 미국에 저항하는 정부는 골칫덩어리입니다. 그런 나라들에는 자칼(늑대 과의 동물로 썪은 짐승만 먹습니다. 여기서는 살인 청부업자)이 들어갑니다. 미국 석유회사들을 내쫓겠다고 공언했던 에콰도르의 대통령 하이메 롤도스는 헬리콥터 폭발사고로 숨졌습니다.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을 미국에서 되찾아왔던 파나마의 대통령 오마르 토리호스 역시 비행기 사고로 숨졌습니다. 퍼킨스는 이들의 죽음에 미국 중앙정보국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칼 마저도 실패하면 그때는 군대가 들어갑니다. 미국은 결국 1989년 파나마 침공을 감행합니다. 사망자 수는 미국 통계로는 600명, 인권단체 통계에 따르면 5천 명에 이릅니다. 마누엘 노리에가 대통령은 미국으로 끌려와 4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 뒤 미국은 말 잘 듣는 꼭두각시 대통령을 앉혀놓고 파나마 운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믿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멀리 다른 곳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을 보시면 됩니다. 1997년 외화부족으로 IMF로부터 돈을 빌렸습니다. 결과는 5대 은행이 외국인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왜, 하필 은행이었을까요? 은행은 국민과 기업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입니다. 자금은 국민의 저축입니다. 현찰 국부라는 말입니다.

세계는 이렇게 돌아갑니다. 결국, 신자유주의란 기업이 추구하는 기업의 자유를 말합니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간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건전한 사회도 있습니다. 건전한 사회란 자신이 나무가 자랄 때까지 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인들이 나무를 심을 때 그 사회가 발전합니다. 옆집에 사시는 스피노자 할아버지가 오늘도 사과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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