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비관론자가 보는 세계 경제 전망

10.12.2012.

투자의 세계에는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가 언제나 공존합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형성됩니다. 미래 경제가 확장되고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낙관론자의 의견은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래 경제가 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비관론자의 전망에는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미리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날씨가 흐리면 우산을 갖고 학교에 가라는 말씀을 무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옷이 흠뻑 젖은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비관론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로서 자세는 다릅니다.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 전혀 개입되어 있지 않고 그들이 전망하고 말한 그대로 전합니다.

월가에서 유명한 대표적인 비관론자가 두 사람 있습니다. 첫 번째로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사진) 뉴욕대 교수입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유태계 이란인 부모로부터 태어나 이란에서 살다가 이스라엘과 이탈리아에서 공부했습니다. 하버드에서 국제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영어, 이탈리아어, 히브리어, 페르시아어를 잘합니다. IMF, FRB, 세계은행 등에서 근무했습니다. 세계 경제에 밝을 수밖에 없습니다.

Nouriel Roubini

그는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됐고, 프로스펙트 매거진에 의해 현존하는 세계 지식인 100명 중 2위에 랭크됐습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가끔 만나며, 그의 의견들은 오바마 정부의 정책 결정에도 많이 반영된다고 합니다.

그가 유명해 진 것은 사람들이 서브프라임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2005년부터 “미국 주택시장의 투기적 붐에 의해 일생에 한 번 보기 어려운 경제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했었습니다. 그것도 IMF 회의장에서 경제 전문가들을 상대로 연설했습니다. 당시에 경제학자들은 그를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2년 뒤부터 그의 비관적 예견들은 사실이 됐습니다. 특히 그가 2008년 2월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금융 재앙으로 가는 12단계” 시나리오는 섬뜩하리만큼 차례차례 적중해 그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높였습니다. 그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가 6개월 전에 예측한 말을 한국에서 어제 또 강조했습니다. 한국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세계지식인포럼(World Knowledge Forum) 특별연설에서 한 말입니다.

“내년 글로벌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초강력 태풍) 그림자가 하나둘씩 엄습하고 있다. 하나라도 삐끗한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그가 진단한 5가지 위험입니다.
1. 유로존 붕괴 위기
2. 미국 경제 불황 심화 (재정위기, 재정절벽 앞둔 미국 경제)
3. 중국 경제 경착륙
4. 이머징마켓 경기 침체 (한국 등 신흥 국가 성장 둔화 가속화)
5. 중동과 아시아의 지정학적 위험 (남 중국해,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충돌)

이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심화한다면, 도미노 현상이 벌어져 세계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는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든 정책 수단을 다 써 총알이 떨어진 상태로, 상황이 잘못되면 당시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화폐전쟁과 무역전쟁이 벌어져 보호무역이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화폐전쟁은 이미 시작이 되었습니다. 미국이 QE3로 달러를 시중에 풀어 달러 약세를 노리자 중국과 일본이 바로 대응을 했습니다.

유로존에 관한 의견은 많이 있습니다.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는 “유로존이 해체될 확률은 10% 정도지만 앞으로 고통스러운 10년을 경험할 확률은 80%나 된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루비니 교수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나와 독자 생존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루비니 교수가 쓴 글 중에 “G Zero World”란 재미난 글이 있습니다. G2, G7, G20 등을 꼬집은 글입니다. 예전엔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으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 국제 현안을 풀었으나 지금은 다른 나라를 이끌 슈퍼파워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은 제 코가 석 자고 중국은 G2 지위를 버거워한다는 말입니다. 중국은 경제력만 커졌지 정치 외교적으로 G2에 걸맞은 행동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불씨가 꺼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제사회의 리더쉽이 실종되었다는 것이 앞으로 세계경제를 어둡게 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두 번째로 월가에서 유명한 비관론자입니다. 스위스의 경제학자 마크 파버(Marc Faber. 사진)는 194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습니다. 취리히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정크본드 전문 회사인 드럭셀 번햄 램버트의 전무로 일했습니다. 1990년 투자자문사 마크파버 리미티드를 차리고 회장직에 올랐습니다. 현재는 투자정보지 “Gloom, Boom and Doom”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Marc Faber

마크 파버는 투자활동과 연관된 재무지식뿐만 아니라 철학, 지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의 투자보고서와 조언은 딱딱한 전문용어보다는 재미난 에피소드와 생활용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가 유명해 진 것은 1987년 뉴욕증시 폭락을 정확히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마크 파버는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갈 확률이 100%라고 단언했습니다. 파버는 지난 8월 CNBC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주요 경제국
그리고 신흥시장은 모두 중국의 경제 성장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 경제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유럽은 이미 경기 침체기에 진입했다며 독일이 여전히 성장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이는 매우 더딘 속도로 조만간 침체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미국 경제도 성장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어 앞으로 6~12개월 이내에 더는 경제가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역시 경기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의존하는 신흥 국가들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10월 9일에는 “FRB의 3차 양적완화(QE3)와 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의 효과는 이제 다했다. 세계 주가는 크게 내려갈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제 정부가 개입해도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며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정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책을 줄여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비관론자의 예측을 따라 준비할 것인지 낙관론자의 전망을 믿고 따를 것인지는 개인의 성향과 판단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경제 예측이 어려운 것은 지나가 봐야 버스가 지나갔는지 택시가 지나갔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위험을 미리 이야기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경제학자가 일반인과 투자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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