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론스타가 결국 ‘웅진’까지 잡아먹다

9.28.2012.

지난해 매출 6조 원으로 재계순위 32위까지 오른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사실상 부도, 미국 같으면 Chapter 11)를 신청했습니다.

(Chapter 7은 완전 파산으로 모든 재산을 법정관리인에게 넘기면, 법정관리인이 채권자의 우선순위에 따라 나누어주고 그래도 부족하면 채권은 자동소멸 됨. Chapter 9은 기업이나 개인이 아니라 시 또는 카운티 정부가 사용하는 파산. Chapter 11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 채무연기를 신청하는 것)

웅진그룹의 부도에 관하여 한국의 언론에서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웅진그룹의 부도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회사 이름 웅진(熊津)은 창업자 윤석금 회장이 충남 공주 출신이라 공주의 옛 이름을 따 온 것 같습니다. 이 분이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책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굴지의 그룹으로까지 키운 신화 같은 존재인데,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고 정상에서 쓰러진 것입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그럴 때 주변에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 생리상 비록 바른 생각을 하는 임원이 있다 하더라도 기업 오너에게 직언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합니다. 결국, 오너의 결정으로 회사의 성패가 갈리게 됩니다.

웅진의 실패 원인에는 극동건설 인수에 있습니다. 극동건설은 65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한국 내 대표적인 건설회사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나자 전후 복구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하면서 대연각호텔, 경부고속도로건설, 포항종합제철 항만건설 등 굵직한 건설을 하였고, 중동건설 붐으로 큰돈을 법니다. 거기에 힘입어 동서증권까지 인수하여 재계순위 30위까지 오릅니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5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법정관리를 벗어났다는 말은 구조조정에 성공하여 회사가 건실해 졌다는 말입니다. 회사의 재무구조도 건실해지고 수익도 나기 때문에 빚도 갚으면서 법정관리인 없이 독자적으로 기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뜻일 겁니다. 그래서 채권자인 은행은 그동안 법정관리로 회사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였기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났으니 담보로 잡고 있던 회사 지분(주식)을 팔아 채권을 회수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론스타에 매각을 해야 했느냐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싼 값도 아닌 거져 준거나 다름없는 가격에 말입니다.

(론스타가 어떤 회사인지 지난 저의 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이런 일을 우려하였기에 지난 글에서 론스타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저의 지난 글 중 “2.선물 (Futures)이란 무엇인가?” “22.미국을 움직이는 군산 복합체, 그들은 누구인가?”를 참고하십시오. 론스타는 부시의 고향인 텍사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사모펀드 회사입니다. 사모펀드는 돈 많은 개인이나 연기금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하여 돈을 버는데, 이 과정에서 종업원을 무차별적으로 해고하고 회사재산을 마구잡이로 처분하여 이익만 챙기고 떠나는 전형적인 투기자본입니다.)

2003년 4월 론스타는 극동건설을 단돈 1,700억 원에 인수합니다. 처음에 론스타는 극동건설 주식 1,476억 원, 회사채 1,230억 원어치를 매입하여 인수합니다. 6개월 뒤에는 추가로 224억 원을 투자하여 소액주주 지분까지 모두 인수하여 98.1%의 지분을 확보하여 자진 상장 폐지합니다. 조금 의아하실 겁니다. 아래에 답이 나옵니다.

당시 65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회사를 완전히 손에 넣는데 겨우 2,930억 원이(1,476+1,230+224)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손에 넣자마자 회사 내 보유 현금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회사채 1,230억 원을 바로 상환해 갑니다. 결국, 론스타는 극동건설을 1,700억 원에 인수하게 됩니다. 이 정도만 했어도 양반입니다. 어떻게 회사를 깡통으로 만들어 돈을 챙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론스타는 극동건설을 인수한 후 즉시 자금회수에 들어가 2003 회계연도에 162억 원의 영업이익보다 많은 240억 원의 배당을 받아갑니다. 배당금은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을 매각한 이익에서 챙겼습니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보다 더 많이 가져가니 그 회사의 재무구조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2003년 역시 유상감자를 통해 650억 원을 빼 간 론스타는 2004년 6월 회삿돈으로 자신들의 보유주식을 사게 하고 유상감자를 해 875억 원을 회수합니다. 2004년엔 순이익의 51%에 달하는 195억 원, 2005년에는 순이익의 95%인 260억 원을 배당받았습니다.

(유상감자란 실질적으로 회사의 자산이 줄면서 자본금도 같이 감소하는 감자를 말합니다. 유상감자는 기존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는 없으나, 사실상 배당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외국계 자본이 한국에서 잘 써먹습니다. 배당은 그 요건이 엄격하고 실행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상감자는 자본잠식만 아니면 언제든지 가능하고,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언제든지 결의할 수 있기 때문에 배당보다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방법입니다.)

위에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지분을 98.1%까지 소유하고 상장을 폐지한 이유를 이제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거의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회사 돈을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다 가져가는 것입니다. 주주 총회에서 누가 무어라 하겠습니까? 주주가 론스타 혼자이기에 말만 주식회사지 상장도 일부러 폐지한 개인회사와 다름 없습니다.

론스타는 극동건설 매각 전까지 인수자금 1,700억 원보다 많은 2,200억 원을 배당금 등으로 회수했습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때문에 인생을 다 바쳐 회사를 위해 일했던 종업원들은 해고되고 그의 가족들 역시 눈물의 세월을 보내야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건실하게 회사를 만들어 법정관리에서 벗어나자 은행은 론스타에 헐값으로 넘기고 론스타는 빨대를 대고 피를 빨아 먹고 다시 회사는 깡통이 되고 만 것입니다. 이런 일은 정권의 로비가 없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부시 정권의 배경이 없었다면 론스타가 한국을 그렇게 휘젓고 다닐 수 없습니다.

론스타가 한국의 피를 빨아 먹은 것은 한두 건이 아닙니다. 글의 주제에서 벗어나지만, 말이 나왔으니 제목만 열거해 보겠습니다. 잘 아시는 외환은행에서 약 6조 원, 강남의 스타리스에서 2,354억 원, 여의도 동양빌딩과 SK빌딩에서 340억 원, 강남의 스타타워빌딩에서 2,450억 원 등 부동산에서 만 1조 원이 넘는 수익을 챙겨갔습니다. 미국인의 상위 1%의 부를 조성하는데 한국인이 이바지한 힘이 큽니다.

지도자를 정말 잘 뽑아야 합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얼마든지 피해 갈 수 있었습니다. 설령 세계적인 도미노 현상으로 피할 수 없었다 할지라도 한국의 지도자가 외교적으로 역량이 높고 평소에 각국의 지도자들과의 관계가 돈독했다면 지원을 받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자금회수만 하지 않았어도 그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IMF를 극복한 이후 역시 다음 정권이 학자들로 하여금 수년에 걸쳐 연구하고 분석하여 백서(白書)를 만들어 후대의 정권이 자료로 사용하도록 해야 했으나 전혀 연구된 것이 없습니다. 연구하다 보면 누구의 잘잘못이 나타나게 되고 또 그것이 정치 쟁점화 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 위해서 백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는 두 번 다시 어리석은 정치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문제는 한국이 외교, 국방, 경제까지 너무나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에 이런 일이 앞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한국법이 이미 제정되어 있습니다. 산업자본과 사모펀드 같은 투기자본은 한국의 은행을 인수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외환은행도 론스타가 인수할 수 없었지만, 고위 공무원들의 편법 해석으로 인수하도록 허가했습니다. (지난 저의 글에 잘 나와 있습니다.) 압력이 없었다면, 공무원들이 무슨 배짱으로 6조 원의 수익을 내도록 론스타에 허가해 주었겠습니까? 당시에는 부시의 시대였습니다. 텍사스 총잡이가 내 편 아니면 모두다 적이다고 설쳐대던 시대였습니다.

현 정권은 미국에 올인하다보니 지금 영토문제에서도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혀 준비 없이 자신의 인기 만회를 위하여 갑자기 독도 방문으로 일을 저질러 놓고 일본이 강하게 나오자 미국에 일러바쳤는데 미국은 영토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어버렸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지 못하고 중국과 일본의 싸움만 지켜보면서 혹시라도 불똥이 옮겨붙지 않을까 불안하게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정말 국가 영토를 확실히 지키기 위하여 독도를 방문했다면, 이렇게 해야 했습니다. 외교에서 “적의 적은 아군이다.”라는 말은 기본 상식입니다. 여기서 한국의 적은 일본이라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것이고 일본의 적은 중국이므로 한국이 중국과 손을 잡고 외교를 펼쳤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대통령이 독도 기습 방문 사전에 중국과 외교 협상으로 중국은 다오위다오(센카쿠)섬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한국은 독도를 방문하여 우리 영토임을 확실하게 행동으로 보인다고 사전 협상이 있었던 후 행동했으면 일본은 양쪽의 협공으로 궁지에 몰릴 것이 뻔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니 지금 중국이 다오위다오에서 일본에 우위에 서자 한국에 까지 힘을 뻗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해양기지가 있는 이어도까지 무인 비행기로 중국이 정찰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전에 중국과 외교로 잘했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한국의 연간 예산이 300조 원 정도이고 일본의 예산이 900조 원이 넘습니다. 3배가 넘는다는 말입니다. 그런 나라도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중국의 도요타 공장은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무시하고 미국에 매달려서는 한국의 미래가 없습니다. 이 정권은 정말로 외교에 대해서 무지합니다. 미국과 가깝게 하려면 오히려 더 중국과 러시아를 가깝게 해야 미국이 한국을 우습게 보지 않습니다.

신라가 당나라를 끌어들여 삼국을 통일하자 당나라는 고구려 땅인 만주벌판을 먹어버렸습니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현 정권이 중국과 외교를 두려워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아마도 아예 그런 개념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유엔이 있기에 함부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국가라고도 할 수 없는 북한도 무슨 문제를 유엔으로 가져가면 알레르기를 일으킵니다.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발전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들의 권력과 기득권을 굳건히 지키려는 보수 언론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 한국의 신문이나 방송 어느 곳에서도 이런 것을 지적하는 글이 없습니다. 그러니 국민이 눈을 뜨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입니다. 겨우 한다는 것이 일본이 마치 금방 무너질 것처럼, 또는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것처럼 하는 글들이 난무합니다. 일본 무서운 나라입니다. 기술로 뭉쳐진 나라입니다. 일본 부품이 없으면 NASA 우주선은 발사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보는 일본은 건강에 꼭 필요한 맛있는 반찬입니다. 한국은 편식하면 좋지 않기에 두루 맛보는 여러 반찬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외교는 냉정한 것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답답하여 잠시 다른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다시 계속됩니다. 론스타는 이렇게 4년 동안 곰나루터(웅진, 熊津)에서 잡아온 곰(극동건설)을 쇠창살에 가두어 놓고 가슴에 구멍을 뚫어 쓸개즙을 다 빨아먹고 결국 뼈만 남게 하여 웅진에 팔아먹습니다. 2007년 웅진은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6,600억 원에 인수합니다. 1,700억 원에 인수한 회사를 불과 4년 만에 쓸개까지 다 빼 먹고 6,600억 원에 팔아먹은 론스타야말로 정말 대단합니다. 간덩이만 커진 곰을(웅진그룹) 론스타가 잘 이용한 것입니다. 웅진이 극동건설을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것을 알고 론스타가 작전을 씁니다.

1차 입찰에서 웅진은 STX그룹, 유진그룹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웅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입찰 후 “무조건 우리가 인수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 배경에는 웅진이 건설업을 하면서 마이너의 설움을 겪었던 것이 작용했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웅진은 지난 2005년 자본금 30억 원 규모의 웅진건설을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웅진이 몇 차례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상당히 고전했다고 합니다. 반면 극동건설은 한때 도급순위 7위까지 올랐던 유명건설사이니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론스타는 이런 것을 다 읽고 이른바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 입찰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사실상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개별협상을 통해 가격을 더 올려 부르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가격이 계속 올라가자, 애초 가장 높은 입찰가격을 썼던 것으로 알려진 STX와 유진은 중도 포기했습니다. 결국, 간덩이가 부은 곰 웅진은 쓸개 빠진 곰 극동건설을 시장가치보다 5배나 많은 6,600억 원에 낙찰을 받습니다. 인수 후 추가로 4,400억 원을 더 투자하여 극동건설에 1조 1,000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합니다.

2007년 매각 당시 극동건설은 1,300억 원 정도의 시장가치였다고 합니다. 당시 회계에 밝은 학계 전문가는 주요 자산을 다 팔고, 배당으로 이익을 다 챙겨간 껍데기만 있는 회사를 고가에 팔아치운 론스타의 실력이 대단했다고 했고, 웅진 내부에서는 속았다는 뒤늦은 후회를 했었답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인수하자마자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지금까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신규투자한 태양광사업까지 중국의 덤핑수출로 타격을 받게 됩니다. 견딜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결국, 법정관리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기업들이 건설회사를 갖고 싶어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껌이 하나에 1,000원이라면, 100만 개를 팔아도 겨우 10억 원이지만, 건설업은 프로젝트 한 건에 수천억 원으로 외형을 쉽게 늘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자금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정말 한국인들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미국인들에게 농락당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지금도 전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아 시제품도 없어 비행 테스트도 해 볼 수 없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사 전투기 F-35를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10조 원이 넘는 비행기를 사면서 시뮬레이터로 테스트하고 구매를 결정한다니 대단한 실력자들입니다.

모르는 게 약입니다.

이 글은 10만불로 돈벌기, 1억으로 돈벌기, 돈을 벌자!, 선물투자, 선물이란 무엇인가 카테고리에 분류되었습니다. 고유주소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