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한국의 국부펀드 2조 원 날린 사연

3.30.2012.

국부펀드에 관해 지난 글(23번 글)에서 설명해 드렸지만 다시 한번 간단히 설명해 드립니다.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 또는 외화 보유액 중 일부를 사용하여 외국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헤지 펀드는 개인으로부터 최소 100만 불 이상을 받아 100명 이하까지만 투자자를 받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인원수는 100명으로 제한이 있지만 개인당 투자금액이 최소 100만 불 이상이므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모이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1억 달러만 투자해도 100억 달러가 되어 10조 원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외환은행을 인수한 회사가 헤지펀드인 론스타입니다.

그에 반해 국부펀드는 국가의 재정에 따라 다릅니다. 부자나라는 펀드 기금이 많을 것이고 외화가 부족하고 재정이 가난한 나라는 기금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고 몽땅 해외 투자로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어로는 소버린 펀드(Sovereign Wealth Fund)라고 합니다. 한국의 국부펀드의 이름은 “한국투자공사(KIC)”라고 합니다. 기금은 약 30조 원입니다. 중국은 1,000조 원입니다.

이렇게 국민에게 걷은 세금을 국부펀드로 조성하여 한국의 현 정권 실세가 개입하여 2조 원을 날려버렸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명박 씨는 2007년 12월 19일 17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구성되면 현직 대통령은 다음 해 2월 25일까지 이름만 대통령입니다. 레임덕(Lame Duck, 오리가 기우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아니라 펭귄덕 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도 하기 전에 실세들이 난리를 쳐대며 결국 사고를 칩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시 경제1분과에는 KIC를 잘 알고 있는 강만수 간사(현 산은금융지주 회장)와 KIC 법 제정을 주도했던 최중경 전문위원(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국부펀드가 2조 원을 메릴린치에 투자하는 것은 2008년 1월입니다. 대통령 취임일이 2월 25일인데 정권을 정식으로 인수받기 전에 투자 결정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힘이 있었다면 아마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면, 이미 2007년 6월부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2007년 11월 14일에는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로 경영이 악화하여 CEO가 바뀌게 됩니다. 12월 4일에는 메릴린치가 재무담당 임원에 한국계 넬슨 채 씨를 임명합니다. 왜, 갑자기 메릴린치가 중요한 재무담당을 한국계로 임명하는지가 키 포인트 입니다. 아랫글을 보시면 이것이 모두 짜인 각본대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8년 1월 7일 메릴린치는 한국투자공사에 투자를 요청합니다.
2008년 1월 12일 메릴린치 부실전망에 한국주식시장 1,800선이 붕괴합니다.
2008년 1월 15일 한국투자공사는 메릴린치에 20억 달러(2조 원) 투자약정 체결합니다.
2008년 4월 메릴린치 주가 폭락으로 한국투자공사(국부펀드) 1조 8천억 원 날립니다. 불과 3개월 만입니다.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메릴린치가 망해가는 것이 다 나와 있는데 여기에 투자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겠습니까? 자기 돈 같으면 망해가는 회사에 알면서 투자하겠습니까? 위에서 보시면 불과 2주일 만에 2조 원 투자 결정을 합니다. 아무리 노가다 정권이라 삽질밖에 모른다고 하지만 이것은 너무 한 것입니다. 국가의 돈을. 기가 막힌 얘기가 계속됩니다.

메릴린치에 한국자금을 끌어들인 역할은 위에서 언급한 넬슨 채가 맡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메릴린치에 투자할 시점에 메릴린치는 한국의 OO회사에 5,000만 달러 (500억 원)를 투자합니다. 망해가는 회사가 한국의 이름도 생소한 회사에 투자한 것입니다. 문제는 5,000만 달러라는 외자를 유치했는데 이 회사는 다음 해 2009년 상장 폐지하고 맙니다.

한국의 주식시장에 투자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외자 유치 만큼 주식값을 폭등시키는 호재는 없습니다. 정상적인 한국회사가 외자 유치도 어렵지만 유치해 놓고 다음 해에 상장폐지를 한다는 것은 상식을 떠난 일입니다. 돈 많은 워렌 버펫도 한국의 회사에는 직접 투자한 곳이 2곳뿐입니다. 대구텍과 강원도 상동 중석 광산입니다. 재미난 것은 둘 다 유대인 자본과 연결된 곳입니다. 포스코 등에는 주식만 일부 보유했다가 시세 차익을 얻고 처분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미국회사가 투자자금을 날리고 가만히 있는 것을 보셨습니까? 고소 고발로 날을 지세는 나라가 국제 변호사들을 고용하여 아마도 가져갈 게 없으면 최소한 경비실 말뚝이라도 뽑아 갔을 것입니다. 메릴린치는 법률팀만 해도 엄청납니다.

그런데 메릴린치로부터 5,000만 달러를 투자받은 회사가 영일만 친구들 골목대장의 사위가 임원이라는 것입니다. 눈치 빠른 분은 벌써 감을 잡으셨을 겁니다. 메릴린치가 KIC로부터 2조 원을 투자받는 조건의 리베이트가 바로 5,000만 달러이고 이 자금이 정권 실세 사위가 관련 있는 OO회사로 들어갔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외자 유치라고 발표해서 주식값을 올려놓고 차익 실현 후에 다음 해 상장 폐지한 것입니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메릴린치에 한국자금을 끌어들인 넬슨 채가 정권 실세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과 가깝다는 것입니다. 이지형이 어떤 사람인지는 저의 글(16번 글)에서 소개했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한국투자공사 KIC의 당시 투자운용 본부장이었던 구안 옹(Guan Ong)입니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입니다. 이 친구가 메릴린치 투자를 실질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일을 성사시킨 후 다음 해인 2009년 한국을 떠납니다. 그리고 싱가포르에 헤지펀드 회사인 블루 라이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Blue Rice Investment Management: BRIM)를 차렸습니다. 이 회사에는 공교롭게도 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 씨가 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싱가포르는 룩셈부르크, 벨기에와 함께 대표적인 조세 피난 국가로 알려졌습니다. 먹튀 논란이 빚고 있는 론스타도 벨기에에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현재 론스타는 조세 회피 문제로 국세청과 소송 중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소유로 말이 많은 “다스”라는 회사도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긴다고 합니다. 다스는 현대 자동차의 시트를 만드는 알짜 기업입니다. 이 대통령 장남 이시형 씨가 임원으로 있는 회사입니다. 만약 다스가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한다면 정권이 야당으로 바뀌어도 한국 국세청은 압수수색을 할 수가 없고, 검찰도 압수수색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범죄인 인도조약도 체결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설명을 어렵게 했는지는 몰라도 이정도면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입니다. 넬슨 채와 이지형 그리고 구안 옹의 트라이 앵글이 그려지시죠?

메릴린치는 파산하여 뱅크오브 아메리카에 인수되어 주식값이 현재 $9 정도 됩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살아 날려면 파산해서 인수한 컨트리 와이드 모기지 회사를 분리해야 살아납니다. 지금 주식값이 $4에서 $9로 오른 것은 며칠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덕입니다. 그리고 주식이 너무싸 저가 매수가 몰린 탓입니다. 그런데 5월 중에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면 또 다시 심각해 집니다.

2조 원이면 어느 정도 큰돈이고 가치 있는 돈인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난해 서울시 초등학교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 시장까지 바뀌었습니다. 서울시 초등학교 무상급식 한 해 예산이 약 2,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2조 원이면 10년을 무상급식 할 수 있는 돈입니다. 집권 여당은 이건희 씨 손자까지 무상으로 할 수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아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2조 원을 이렇게 날려놓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2조 원의 이자만 갖고도 무상급식 할 수 있습니다. 야당에 인재가 없습니다. 이런 정보도 이용 못 하고 맨날 빨갱이 소리만 듣고.

이 돈을 리먼 브라더스 인수에 썼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지금은 월 스트릿에서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리먼 브라더스는 150년 역사를 가진 회사입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는 한국 산업은행에 지분 50% 인수자금으로 6조 원에서 7조 원을 요구합니다. 이 돈이 어느 정도냐 하면 외환은행 인수자금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세계적 위상은 비교되지 않습니다. 당시 노가다들은 2조 원을 날리면서도 월가에 진입할 수 있는 두 번 다시 없는 기회를 차버립니다.

기회가 또 한 번 왔습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그러자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리먼의 아시아법인을 단돈 2억 2천5백만 달러에 인수합니다. 2천2백5십억 원입니다. 서울시 무상급식 한 해 예산에 불과한 돈입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인적자산의 값입니다. 직원 3,000명을 인수했습니다. 다음날은 직원 수 5,000명의 중동 부분까지 인수했습니다. 노무라가 리먼을 인수하기로 준비한 자금이 60억 달러(6조 원)였습니다. 이것저것 다 쓰고도 계산해 보니 20억 달러를 썼다고 합니다. 30%밖에 쓰지 않은 것입니다. KIC가 메릴린치에 투자하여 날린 돈 2조 원과 같습니다. 한국과 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어떤 바보들은 KIC는 정부 자금이고 노무라는 개인 기업이니 책임이 다르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부 자금을 특정인의 압력으로 3개월 만에 2조 원을 날린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그리고 정부 자금으로 인수하지 못한다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의 컨소시엄으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노무라는 인수 후 처음 2년 동안은 적자였지만 지금은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인력 이동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안정이 되었습니다. 한국이 리먼을 인수하고 미국 재무부 장관출신 유대인을 회장과 사장으로 10년만 자리 잡게 해 놓았다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월가에서 꽃을 피웠을 텐데 너무나 아쉽습니다. 유대인을 머리로 이길 수 있는 국민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이란 얘기를 유대인들에게서 많이 들었습니다.

두 자리인 저도 월 스트릿에서 살아남는데 우리의 2세들은 모두 세 자리입니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데 아무리 실력이 좋고 똑똑해도 비빌 곳이 없습니다. 유대인의 높은 담장에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에서 비빌 언덕을 만들어 줄 두 번 다시없는 기회였는데 노가다들이 4대강에 올인하느라 놓쳐버렸습니다. 말로만 젊은이들 일자리 만든다고 떠들어 대고 시급 5,000원도 안 되는 아르바이트 인생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4대강 24조 원이면 리먼 같은 회사를 달라는 대로 다 줘도 6개는 살 수 있는 돈입니다. 4대강은 유지비가 매년 수천억이 들어가는 돈 먹는 하마지만 투자은행은 매년 돈 버는 복돼지입니다. 한국인들은 경영 마인드를 고쳐야 합니다. 무슨 회사가 되었든 주인이 직접 경영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자신보다 능력 있는 사람을 고용하여 수익을 더 낼 생각을 못합니다. 그래서 월 스트릿 회사 인수를 꺼립니다. 경영 노하우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정말 배짱 좋고 스마트한 지도자는 없을까요?
올해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을 보니 까마득합니다.

Up Date: 4년만에(10.14.2014) 국정감사에서 사실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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