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돌속의 기름(石油)이 세계 경제 발목잡나?

3.2.2012.

정제하지 않은 석유를 원유(Crude Oil)라고 하고 이것을 정제하여 휘발유, 경유, 등유 등으로 만든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치 집에서 막걸리를 담글 때 용수를 박아 제일 윗부분이 맑고 깨끗한 청주(淸酒)가 되고 다음이 탁한 막걸리, 마지막의 술지게미가 도로를 포장하는 아스콘(아스콘은 아스팔트 콘크리트의 준말임. Asphalt Concrete)이 되는 원리와 비슷할 겁니다. 그 기름이 바위 속에서 생산되기에 석유((石油)라고 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판암(泥板岩)과 사암(砂岩)층에서 많이 발견 된다고 합니다. 이판암은 쉽게 강원도 산간의 집 지붕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슬레이트와 같이 지붕에도 쓰이고 숫돌 등에도 쓰이는 것처럼 박판으로 얇게 채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강원도 너와 지붕은 다릅니다. 너와는 나무 판대기로 지붕을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바위에서 나오는 기름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에너지 원이기에 사람을 죽이는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할 것인지, 한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왜, 갑자기 이란의 핵 문제가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가? 이란 핵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부터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고 영국의 일간신문 인디펜던트는 보도했습니다. (http://www.independent.co.uk) 이란 핵 프로그램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전인 팔레비 왕정 시절에 서방의 도움을 받아 시작됐으며 오히려 혁명 이후 한때 중단됐다가 서방의 대(對)이란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면서 재개됐다는 역사적 맥락을 짚었습니다.

이란의 원래 이름은 페르시아입니다. 1935년 국호를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바꾸고 1941년 팔레비가 왕으로 즉위하고 ‘백색혁명’을 시작합니다. 봉건주의적 체제 아래서 토지가 이슬람 성직자들의 소유였던 것을 농민에게 나눠주는 토지개혁을 하고 근로자에 대한 기업이윤의 분배, 삼림과 목초지의 국유화, 정부소유 공장매각, 노동자 농민에게 유리한 선거법 개정, 특히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등 혁명적인 조처를 했습니다.

팔레비의 친 서방노선에 따라 영국 등 유럽의 석유회사가 이란의 석유개발에 참여하게 되고 1959년에는 미국과 방위조약을 체결하고 미군 주둔을 약속하는 등 미국이 중동전략을 수행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 미국이 구소련의 감청소를 이란에 설치하도록 허가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재산을 몰수당한 이슬람 성직자 등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1979년 이란 혁명이 일어나 팔레비가 이집트로 망명가고 호메이니의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설립됩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친 미국 팔레비 왕정시대에 서방의 지원으로 시작된 핵개발을 지금에 와서 제기한다는 것은 다른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날마다 이란을 폭격하겠다고 겁을 주는 이스라엘이야말로 300기에 달하는 핵탄두의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누구도 이스라엘이 언제 이렇게 어마어마한 핵무기를 보유한지 모릅니다. 미국이 단 한 번도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나 경고 한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은 평화적 이용이고 남이 갖는 것은 살상 무기입니다. 내가 하는 것은 로맨스고 남이 하는 것은 불륜입니다. 구약성서에 이스라엘은 핵무기를 가지라고 있나 봅니다. 하느님이 선택한 국민, 약속의 땅이라는 곳에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가지고 있고 이웃(팔레스타인)과도 원만하게 지내지 못하는 나라가 미국을 뒷배로 큰소리치고 있습니다. 엉뚱하게 가난한 서민들은 치솟는 석유값에 허리가 아픕니다.

지금 현재 지구 상에서 핵무기 문제로 시끄러운 나라는 두 나라입니다. 북한과 이란입니다. 그러나 접근하는 프로세스가 너무 다릅니다. 북한은 대화로 풀려고 노력합니다. 이란은 전쟁으로 풀겠다고 합니다. 북한은 석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인접해 있어 건드려봐야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설사 북한이 남한에 흡수 통일되어도 미국으로서는 썩 달갑지 않습니다. 통일되면 직접 중국과 러시아를 국경에서 마주 보고 견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상유지가 좋은 것은 지금처럼 북한이 완충지대 역할을 하면서 긴장을 조성해 남쪽에 계속해서 무기를 팔아 먹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미국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지 않고 평화 통일을 원한다면 너무 간단합니다. 김대중 정권 말기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클린턴은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김정일과 악수한다는 것은 북미 간 외교관계가 수립된다는 의미입니다. 외교관계가 수립된다는 것은 서로 간 국가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북한은 유엔 가입국입니다. 그러면 미국 대사관이 평양에 개설될 것이고 북한 외교관은 미국에서 보다 자유스럽게 외교정책을 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북한 외교관이 워싱턴 이외의 타주로 움직일 수 없으며 타주를 여행하려면 미국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뻔한 답을 두고 6자회담이니 다자회담이니 레토릭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면 북한과 직접대화로 북한정권을 인정해 주고 남쪽의 사람들이 자주 왕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북한은 스스로 붕괴하게 됩니다. 산너머 남촌에서 남으로부터 봄바람이 불어오는데 꽃이 피지 않고 견딜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6자회담 필요 없습니다.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 부시가 시간 끌기 위해 만들어놓은 IQ 두자릿수의 스터디 그룹에 지나지 않습니다. 북한을 지원하게 되면 미국만 부담하지 않고 6개 나라가 공동부담하자는 미국의 꼼수에 불과합니다. 2005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케도. KEDO)가 북한 경수로사업에서 2조 원을 한국이 바가지 쓴 것을 보면 이해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똑같은 핵 문제 처리에서도 미국의 태도가 다른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미국이 이란 정권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보겠습니다.
아래의 지도를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뉴욕타임스가 예측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루트입니다.)

바로 시리아입니다. 시리아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시면 이란 문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터키를 비롯한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등 친 미국 국가이고 아래로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카타르 등 아랍의 절대 왕조들이 미국의 방위 아래 오늘도 열심히 메뚜기 기계로 기름을 펌프질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리아만 이란과의 관계를 끊게 한다면 이란은 친 미국 국가로 싸여 고립되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를 통하여 친 이란의 시리아 현 정권이 무너지도록 지원하는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프카니스탄 바로 밑에 있는 파키스탄입니다. 파키스탄이 미국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파키스탄은 파키스탄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고쟁이 입고 지팡이 들고 맨발에 양치기나 하고 고쟁이 군복에다 총대 거꾸로 매고 담배 물고 씩 웃는 사진에 익숙해진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가난한 국민으로 넘쳐나는데 핵무기를 보유한 사실입니다. 인도와의 끝없는 국경분쟁으로 핵을 보유했다고는 하지만 불안정한 정권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정권이 강경 이슬람 세력으로 바뀔 경우 심각합니다. 파키스탄은 수소폭탄을 장착하고 최대 사거리 2,500km를 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포함해서 약 80-120여 기의 핵탄두로 무장한 군사 강국 입니다. 그래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주재 한 외교관의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한다면 파키스탄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의 대 이스라엘 군사대응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핵을 보유한 양국이 전쟁한다면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이란의 정권교체에 목적이 있다는 사실은 다음 얘기를 들어보면 자명합니다. 대표적 네오콘으로 미국의 상.하 양원에서 가장 극우 보수파로 알려진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뉴욕타임스에 한 말입니다. ‘시리아 반군을 무장시켜야 한다. 아사드 정부를 전복시켜 새로운 (친미) 정권이 나와야 한다. 시리아를 이란에서 떼어내는 정권교체 작업은 이란을 봉쇄하고 고립시키는 데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미국의 이란 공격은 겉으로는 핵 문제지만 사실은 달러 지키기라는 의견입니다. 거시적 시각에서 국제정치경제 문제를 다뤄 온 에스코바( Pepe Escobar)는 톰디스패치(http://www.tomdispatch.com)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란이 제재를 당하는 진짜 이유는 핵개발이 아니라 오직 달러로만 석유 대금을 결제할 수 있었던 미국 주도의 체제를 부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나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 모두 달러 패권을 부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진 것이 과연 우연이겠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에스코바가 어떤 사람이냐 하면 지난 2001년 9.11 테러 2주일을 앞두고 ‘당장 오사마 빈 라덴을 잡아라.’라는 칼럼을 써서 유명해 졌습니다. 정확히 꿰뚫어 본 겁니다. 바로 미국이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달러로만 석유 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하는 현 체제를 의미함)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말입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기본은 석유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6월부터 발효되는 국방수권법안은 이란과의 금융거래와 무역을 동결시켰지만 효과는 의문입니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가스관 건설을 합의했고, 베네수엘라와 40억 달러 규모의 합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범위에는 은행도 포함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에콰도르 역시 두 개 이상의 발전소 건설과 은행을 포함한 이란과의 프로젝트 수십 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제 워싱턴의 ‘이스라엘 바보’들은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은 어쩔 것인가? 미국의 원유 수입량 중 베네수엘라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기준 9.9%로, 이는 캐나다, 멕시코, 사우디, 나이지리아에 이어 5위에 해당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사실 백악관은 이란제재에 반대하였으나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통과시킴으로써 나무에 올라간 오바마를 흔들어 버린 것입니다. 경기도 살아나지 않는데 기름값이 올라 기업에 부담을 주고 선거가 있는데 국민은 개스비 상승에 불만이 많습니다. 두 개의 전쟁을 포기하면서 국방비마저 대폭 축소하기로 한 미국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군사적 대응은 결코 답이 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 작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란 영토가 이스라엘에서 1,200Km 가량 떨어져 있고 이스라엘 폭격기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중동국가에서 재급유를 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이란 핵시설들이 지하 깊숙한 곳에 산재해있어 공습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도 미지수입니다.

철딱서니 없는 동생은 형의 뒷배를 믿고 불장난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동전쟁을 각오하고서라도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된다면 전쟁은 일어날 것이고, 미국경제가 타격받아 오바마가 재선에 실패하게 된다면 이란 공격은 재고될 것입니다. 해답은 간단합니다. 전쟁의 최종 결정권자는 미국 대통령입니다. 전쟁을 시작해서 정권을 잃는다면 전쟁 명령을 내리는 바보 대통령은 없을 것입니다. 정권보다 중요한 게 없습니다.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려면 바로 공격하지 6월부터 제재하는 법안을 만들지 않겠지요. 결국, 이스라엘은 형 말을 듣고 시끄럽게 떠들다 말 것입니다.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스라엘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때문입니다.

이 친구들이 워낙 호전적이라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일단 저질러 놓고 봅니다. 미사일 발사해 놓고 날아가는 사이에 생각합니다. 든든한 형 때문입니다. 그러나 짖는 개는 물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기름장사와 월 스트리트 투기꾼들만 좋은 일 입니다. 미국 대통령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이 조직이 무섭습니다. 앞에서는 꽹과리치고 뒤에서는 돈 줍고. 징하다. 이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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