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한심한 한국의 관료들

8.19.2017

조선일보 칼럼을 보고 답답해 글을 씁니다. 글쓴이가 필부(匹夫)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한 나라의 금융정책을 담당했고 특히나 외환위기 때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의 생각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보수적 정치인이나 관료들의 생각이 이분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되는 것입니다.

제 글을 읽기 전에 링크한 칼럼을 읽으시고 제 글을 읽어야 이해가 쉽습니다. 조선일보 칼럼 보기

칼럼을 쓴 변양호 씨는 외환위기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으로 부실 금융사(은행)의 매각을 주도하고 특히 외환은행을 미국의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헐값으로 매각하여 사법처리를 받았지만, 무죄로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칼럼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국은 신자유주의는커녕 자유주의도 해본 적이 없다.”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 Neoliberalism)를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자본의 세계화(Globalization of Capital) 흐름에 기반을 둔 경제적 자유주의 중 하나로 자유시장 경제하에서 시장의 순기능을 강조하고 자유무역과 규제철폐를 강조하는 정치적 경제적 이념을 말하며 대표적으로 영국의 대처 총리와 미국의 레이건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자본주의의 폐해인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1%가 99%를 지배한다는 말입니다. 바로 마태 효과(Matthew Effect)입니다. 성경 마태복음에서 차용한 사회학 용어로 마태복음 25장 29절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는 구절에서 차용해온 것입니다.

이 칼럼에서 신자유주의를 거론한 것은 한국은 기업규제(시장규제)가 너무 심해 신자유주의는 시도해본 적도 없는데 진보진영은 규제를 더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한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법인세도 올리지 말고 재벌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다음은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하나도 없다. 미국 기업이 56개, 중국 기업이 24개인데 우리나라 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 또한 이런 외국 스타트업 중 70% 이상이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규제 때문에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한다.”

한국을 경영하는 고위 공무원들의 지식과 사고가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인지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입니다. 한국이 스타트업 기업(Startup company, 신생 벤처기업.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 기업)이 없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미국과 중국이 벤처기업이 많은 것은 우선 인구가 많아 시장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누구나 선점 효과만 노리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익숙한 것에 친근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 갔던 찻집에도 그 자리가 비어있다면 다음번에 똑같은 자리에 앉게 되는 이유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아마존(Amazon)과 중국을 대표하는 알리바바(Alibaba)를 예를 들겠습니다. 사실 이런 온라인 샤핑몰은 한국에도 많고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으나 이들의 선점 효과 때문에 돋보이는 것뿐입니다. 온라인 샤핑몰 프로그램은 기술도 아닙니다. 벤처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아마존의 ‘원클릭’은 페이팔(PayPal)처럼 크레딧 카드 정보를 한 번만 입력해 놓으면 다음번 샤핑때는 하지 않아도 되는 특허 기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특별한 기술 없이도 시장이 크면 선점 효과로 경쟁자를 먹어치우는 공룡 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선점 효과의 함정도 있습니다. 야후(Yahoo)처럼 혁신하지 못하고 안주하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벤처 시장입니다.

둘째 한국은 규제가 많아 스타트업 기업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벌 기업들의 도덕성과 기업 윤리의식의 부재입니다. 처음에는 벤처기업에 하청을 주거나 벤처 제품을 쓰다가 직원 빼가기는 기본이고 기술을 훔치거나 카피하여 자신들의 제품으로 팔아먹습니다. 자금력이 없는 벤처기업은 특허를 갖고 있어도 아무리 법적으로 대항해 봐야 시간은 대기업 편이므로 수많은 벤처 창업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쓰러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근본적으로 한국은 스타트업 기업이 생존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미국을 보겠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기술을 인정하는 특허 개념이 다릅니다. 미국은 영미법계로서 실질적인 사실과 증거를 기반으로 진실한 발명자 보호를 우선으로 합니다. 반면에 한국은 대륙법계로서 법 규정 대로 절차를 밟았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미국 특허권 특징은 先발명주의로 제일 먼저 발명한 자에게 특허권을 부여하는 先발명주의(First to Invent)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발명 일자와 관계없이 제일 먼저 출원한 자에게 특허권을 부여하는 先출원주의(First to File)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 큰 차이점입니다.

미국이 이 법을 뒷받침하는 법률이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입니다. 심지어 특허 등록을 하지 않았어도 아이디어를 도용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의 징벌을 하는 것이 미국의 제도입니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에서는 레스토랑에서도 냅킨에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창업기회를 노릴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이 스타트업 기업을 키우려면 규제가 아니라 바로 천문학적인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를 하루속히 도입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기껏 3배 정도 할 것이 아니라 향후 10년 50년 후 매출까지도 계산하여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이들이 기술력이 없어 스타트업 기업을 수천억, 수조 원을 주고 인수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또는 기술 침해로 천문학적 배상을 하게 되면, 회사의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떨어져 주식시장에서 자사주가 폭락하여 결국에는 파산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술을 서로 인정해 주는 풍토와 신용이 기업윤리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기에 스타트업이 가능하고 많이 나오는 것입니다. 한국 젊은이들이 머리가 나빠 스타트업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을 경영하는 위치에 있는 관료들은 다시 한번 무엇이 국가를 위한 것인지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은 실리콘 밸리의 20대가 불씨를 만들어 사고 치면 80대의 월가 투자은행 회장들이 그 불꽃을 활활 타오르게 합니다. 20대의 젊은 벤처 창업자가 기술력으로 기업을 창업하면 월가는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 외부 투자자가 공개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기업이 자사의 주식과 경영 내용을 시장에 공개하는 것)로 기업가치를 인정하여 투자합니다. 그래서 하루아침에 20대의 억만장자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 경제가 돌아가는 원동력입니다.      뭐나 알고 쓰던지… 헬! 조선일보!

이 글은 돈을 벌자! 카테고리에 분류되었습니다. 고유주소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