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경제는 좋아진다는데 왜 나는 느끼지 못할까?

1.31.2015.

정부의 통계를 믿지 못하는 사건이 지난해 미국에서 있었습니다. 지난 11월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상하원 투표에서 모두 패했습니다. 부시가 솥단지까지 깨먹은 것을 오바마 대통령이 솥단지 새로 사다가 따뜻한 밥까지 지어서 미국을 살려냈습니다. 실업률도 개선되었고 인플레이션도 없고 주식시장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민주당이 패한 이유는, 너희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호전되는데 나의 수익은 변함없거나 오히려 줄었고, 마켓에 가면 식료품 가격은 엄청나게 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경기 호전을 국민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통계가 옳다면 상위 10%의 통계라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통계가 허구가 아니라 어떻게 집계가 되는지를 알면 이해가 쉽습니다.

대럴 허프(Darrell Huff. IOWA 출신)가 쓴 책 “How to Lie with Statistics”(한국어 번역서 “새빨간 거짓말, 통계”)를 읽어 보시면 크게 공감하실 것입니다. 1954 년에 썼으니 6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인기가 많습니다.

“통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본을 근거로 어떤 결론을 내릴 때 그 표본이 모집단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왜곡의 원인이 되는 모든 것을 제거하고 난 표본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리는 상당수의 것들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쓰레기 숫자들이다.”

“한 신문이 1,200개의 큰 회사에 질문지를 돌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중 14%의 회사만이 회답을 보내왔다. 이에 대하여 이 신문은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는데, 사실상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하여 별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실상은 다음과 같았다. 조사대상자인 1,200개의 회사 중 9%의 회사는 물가를 올린 일이 없다고, 5%는 물가를 올렸다고, 나머지 86%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회답한 14%의 회사만이 표본이 된 셈이니, 이 표본이 왜곡된 것인지를 일단 의심해 보아야 한다.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그 상관관계가 정말 의미 있는 것으로 결론지을 만큼 표본의 크기가 큰지, 그리고 또 어떤 유의한 결론을 내릴 만큼 충분히 많은 사례가 있었는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중앙일보가 벌인 여론조사에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63.8%로 나타났습니다. “반대한다”는 답변은 23.7%였습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응답률 겨우 18.8%는 무시하고 발표했습니다. 80% 이상이 의견 표시를 하지 않았는데 전체 국민의 여론인양 발표한 것입니다. 어떤 정신 이상자가 그들의 정책을 지지하겠습니까? 국민대다수(80% 이상)는 그들이 내란 음모를 하든 선동을 하든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먹고 살기에 바쁘기도 하겠지만, 한국 국민 의식 수준이 유신시절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통계는 쉽게 여론을 조작합니다.

“회사의 사장님이나 중역들이 종업원 전체의 평균급여가 얼마라고 발표할 때 그 값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만약 급여 평균값이 중앙값이라면 종업원의 절반은 그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나머지 절반의 급여는 그보다 낮다는 뜻이다. 그러나 만일 산술평균값이라면 그 값은 사장님의 급여 1억 8백만 원과 그보다 적은 나머지 종업원들의 급여들을 합한 평균값일 뿐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값이다. 따라서 연간 평균 급여 1천 368만 원이라고 할 때 이 숫자는 엄청나게 높은 금액의 사장님 급여와 480만 원이라는 종업원의 급여 그 어느 쪽도 해당되지 않는 터무니없이 황당한 수치이다. 그러므로 만일 당신이 평균급여라는 이름의 수치를 보았다면 항상 이런 질문부터 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평균값이오? 그 평균값을 계산할 때 누구까지 포함했나요?”

연초가 되면 재벌 대기업의 종업원 평균 임금을 발표합니다. 수십억 원을 받는 임원들의 급여를 빼고 통계를 내야 부풀려지지 않은 평균값이 나오고 그 값에서 중앙값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정부 통계 중 가장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이 국민총소득입니다. IMF 자료를 보면 2014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3만 807달러로 추정했습니다. 세계 24위입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과 국민총소득(GNI)은 산출 방법이 약간 다르지만 수치상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것을 원화로 간단히 계산하면, 1인당 월 3백 만 원입니다. 4인 가족이면, 월 1천 2백만 원입니다. 과연 한국인들이 이런 소득에 대해서 피부로 느낄까요? 그렇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환률 효과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영삼 정부 때 1995년 인위적 환률 정책을 실시하여 1996년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하고 선진국 계모임이라고 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억지로 가입했지만, 다음해 1997년 국가가 파산 지경까지 간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하여 조성한 외국환 평형기금을 사용하여 시중에 달러를 마구 풀어 달러는 약세가 되고 원화는 강세가 되어 국민소득은 실질적으로 늘지 않았는데 통계 수치는 소득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당시 달러를 다 써버리고 국가에서 보유한 달러가 겨우 68억 달러(7조 원)였습니다. 인계 받은 김대중이 투덜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3천 5백억 달러(3백 5십조 원)가 넘습니다.

2013년 적용한 환율은 1,052원이고 2012년은 1,095원이니 43원이 강세가 되었으므로 국민소득이 4% 인상된 효과를 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소득은 달러 기준이기에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국민소득이 상승하게 됩니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국민소득에는 한 해 동안 가계와 기업, 정부가 벌어들인 돈을 다 합쳐 인구수로 나눈 것입니다.

여기서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국민소득 통계에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1억이 넘는 사장님의 급여를 넣고 종업원 평균 급여를 계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가계 소득 보다 기업 비중이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국민총소득에서 가계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61.2%입니다. 미국은 74%, 영국 69%, 일본은 64%입니다. 한국은 국민총소득 중 가계 비중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5년에 79.2%였던 것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보수가 집권한 한국의 경제 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 수치입니다. 국민소득으로 집계되는 복지정책은 줄어들고 재벌을 위한 정책을 하다 보니 이런 통계 수치가 나오는 겁니다. 일본과 같이 재벌을 위한 정책을 쓰다 보니 국가는 부자인데(국민소득 3만 달러) 국민은 가난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들의 사내유보금 500조원이 넘는 자금이 바로 국민소득 통계에 포함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말입니다. 창업자 기준으로 이병철 家(삼성), 정주영 家(현대), 최종건 家(SK), 구인회 家(LG), 신격호 家(롯데), 허만정 家(GS), 조중훈 家(한진), 김종희 家(한화), 박승직 家(두산), 조홍제 家(효성)의 재산이 대한민국 국민 개인의 소득 통계에 포함 되었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2015년 최저 임금은 시급 5,580원입니다. 하루 8시간씩 주 5일 일하면 한 달 급여가 892,800원 입니다. 달러로 환산하면 월 $800입니다. 이것이 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국민소득은 숫자놀음에 불과한데 정치인들이 이런 통계의 허수 유혹에 빠지는 이유는 자신의 임기 내에 국민을 부자로 만들었다는 통계 수치를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벌기업 위주 정책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4만 달러 비전을 언급한 것도 이제 이해하실 것입니다.

한국 국민의 가계소득을 실질적으로 늘리려면, 등골이 휘는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전두환 시절처럼 방과 후 수업인 과외를 아예 없애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자신의 그림자와 헤어져 자연으로 돌아갈 때 한 평 땅이면 되듯이 살아있으면서 부를 과시하듯 주거비로 5억, 10억씩을 쌓아 놓은 돈 더미위에서 잠자는 것은 고쳐야 할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빚을 내서 돈 더미에 누워 살아야하는 사회는 바뀌어야 국민의 실질소득이 올라갑니다. 교육비와 주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지도자가 나와야 국민이 체감하는 국민소득 통계가 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에서 한 수 더 떠 7년 동안 이자를 전혀 안 받기는 거시기 하니 흉내로 년 1%를 내고 10억짜리 집을 사라고 합니다. 그동안에 집값이 오르면, 집주인과 은행이 사이좋게 나눠 갖자는 것입니다. 제가 현 정부에 크레딧(Credit)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머리가 나쁜 건지 알고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책을 만든 사람은 머리가 한 쪽으로 굳은 사람입니다. 한국의 부동산은 언제나 오르기만 한다는 편향된 사고의 오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7년 후 부동산 값이 떨어지면, 은행은 보험을 들기에 손해 보지 않습니다. 은행은 꿩 먹고 알 먹고 입니다. 집값이 올라가면 수익이 생기고 떨어져도 보험회사에서 보정해 줍니다. 정부의 압력도 있겠지만, 은행은 돈 장사인데 아무리 압력이 심하다고 해도 7년 후면 정권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고 인구는 줄고 집을 너무 많이 지어 주택 값이 떨어질 확률이 훨씬 많은데 이런 대출 상품을 실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집값이 떨어져 은행이 손해 보게 되면 손실을 보정해 주는 보험회사가 바로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입니다.

대한주택보증은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기업입니다. 자본금 5조 원인 대한주택보증은 은행과 건설사인 주택업계가 보유한 주식 29.43%를 제외한 70.57%를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투자한 회사입니다. 결국 7년 후 집값이 떨어지면, 집산 사람은 10억 원 돈 뭉치위에서 자는데 국민들은 세금 낸 죄로, 그리고 “대한민국 회원”이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모르고 물어주게 되는 결과가 오는 것입니다. 특정인의 재산을 국민의 세금으로 불려주는 정책입니다.

이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택적 복지입니다. 이래서 현 정부가 국가를 운영할 자질이 안 되기에 크레딧을 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전문가도 아닌 제가 봐도 이런 정도는 분석을 하는데 더 노력해야 합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정책을 개발해야지 잔머리 굴려 담배 값 인상하고 주민세 인상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회비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라는 데서는 실소가 아니라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해병전우회나 호남향우회 같은 회원으로 취급하여 앵벌이식 세금 인상을 구걸할 게 아니라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합니다.

경제지표를 왜곡하는 통계의 정치학을 한마디로 표현한 작가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선의의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남긴 유명한 말입니다. 통계의 자의성을 지적한 말로 숫자로 표현되는 경제지표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어느 국가나 정부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경제통계는 가급적 피하려고 애씁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닙니다.미국 역대정권의 통계 숫자 마사지 기술을 보면 통계가 얼마나 쉽게 조작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닉슨 대통령은 물가가 치솟자 아서 번스 2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하여금 근원 인플레이션 지수(Core CPI Index)를 고안하도록 했습니다.

가격 변동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이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Index)보다 낮게 나오는 게 일반적입니다. 도시인의 소비 중 가장 핵심인 자동차 유류비와 농산물인 식료품비를 제외한 통계이니 현실과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 발표는 물가가 전혀 오르지 않아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데 마켓에 가보면 물가는 턱없이 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통계 수치가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레이건 행정부는 주택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를 부풀린다면서 집값을 빼고 렌트비를 지수 산정 항목에 포함했습니다.

케네디 정부는 높은 실업률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되자 일정 기간 구직을 포기한 ‘실망실업자’를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해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통계 역시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결국, 공화당이나 민주당 정권 모두 지표를 속였습니다. 그 결과로 얻은 혜택과 이득은 워싱턴 정치인이나 부유한 엘리트의 몫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경제지표 이면에 정치학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위 10%의 통계수치기에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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