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록펠러 센터에서 내려다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10.12.2014.

록펠러 센터(Rockefeller Center)는 뉴욕의 심장 맨하튼에 22에이커(약 27,000평)의 땅에 19개의 상업용 빌딩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건축이 시작된 것을 보면 역시 뛰어난 경영자들은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는 것 같습니다. 1987년에는 히스토릭 랜드마크(National Historic Landmark.국가 지정 역사 기념물)로 지정됩니다. 미국의 자존심이라고 지정한 것입니다.

록펠러 센터에서 일자리를 가진 사람만 최대 7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니, 하나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식당, 은행, 쇼핑센터, 미술관, 영화관, 학교 등 도시의 주요 기능을 하는 기관들이 모두 들어서 있습니다. 한국의 행정안전부 인구 통계 자료를 보니 강원도 홍천군 인구가 7만 명이고 충남 부여군 인구가 7만 2천여 명이니 한국의 군 인구가 한 건물군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자존심이라고 할만합니다.

록펠러 센터

록펠러 센터

문제는 히스토릭 랜드마크로 지정하자마자 1989년 일본의 사무라이 기업 미쓰비시가 록펠러 센터를 인수합니다. 당시 미국 언론의 기사를 보면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본도(日本刀) 대신 엔을 든 사무라이들이 미국의 심장을 통째로 도려내려 하고 있다.” “록펠러 센터가 히로히토 센터로 개명될 날도 멀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신문은 록펠러센터가 일본에 넘어간 그 날을 제2의 진주만 공격 일로 규정하고, 루스벨트 대통령이 외쳤던 “Remember Pearl Harbor”(진주만을 상기하자)를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당시의 대통령 레이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냅둬, 땅은 삽으로 파갈 수 없으니까.”
자본주의는 자본의 국경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권 국가는 국경이 있습니다. 셔터를 내리면 자본은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를 잃고 맙니다. 미국이 툭하면 자주 써먹습니다. 미국에 있는 러시아 자금을 동결한다거나 말 안 듣는 나라는 여지없이 당합니다.

록펠러 센터는 록펠러그룹회사(RGI)가 소유하고 있는데 록펠러 가문의 일가가 90여 명에 달합니다. 불평 없이 골고루 수익을 나눠줘야 합니다. 가문의 결속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재벌들의 상속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비교해 봐도 영미식 자본주의가 한국에서는 무늬만 자본주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영과 소유가 분리돼야 오래갑니다. 상속에서도 문제가 없습니다. 얼마나 한국 재벌 부의 세습 문제가 많으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벌써 사망했는데 상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단지 소문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의 재벌 시스템입니다. (관련 기사 보기)

일본이 1980년대에 얼마나 콧대가 셌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최고의 호황기였습니다. 아래 자료는 1988년 주식 시가 총액 기준 세계 50대 기업 순위로 무려 2/3(33개)가 일본인데 그중에서도 상당수가 은행입니다. 20위까지 일본기업이 아닌 기업이 미국 3개 영국 1개로 4개 기업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돈이 넘쳐나니 자본이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중국과 같습니다.

1988년 세계 50대 기업 순위

1988년 세계 50대 기업 순위

미쓰비시(三菱 地所 부동산. 위의 자료에서 30위)는 당시 록펠러 그룹회사(RGI) 주식 51%를 약 2조 원에 인수합니다. 그런데 록펠러 가문은 주식을 20% 소유하지만, 실질적 경영은 록펠러 가문입니다. 미쓰비시는 경영 노하우가 없어 임원 4명을 파견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다 결국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록펠러 센터를 인수한 미쓰비시 부동산은 1995년 파산했습니다.

며칠 전 중국의 안방(安邦)보험그룹이 미국의 안방인 뉴욕에서, 뉴욕시 지정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47층 1,413개 객실)을 약 2조원에 인수했습니다. 호텔 단일 건물을 2조 원에 인수했다면 얼마나 왕 서방이 서부 총잡이에게 봉 노릇했는지 록펠러 센터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그네들이 하룻밤 묵어가는 여관이 2조 원이라니 대단합니다. 미국을 동경하는 왕 서방이 치르는 프리미엄일 것입니다.

일본이 밟은 길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영 노하우가 없어 향 후 100년 동안 지금의 소유주인 힐튼 호텔에 맡긴다니 영국이 99년 동안 통치한 홍콩처럼 리틀 홍콩으로 착각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국가는 감가상각이 없지만, 건물은 감가상각이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미국 대통령이 계속 이용할지도 궁금해집니다. 미국 대통령이 안전을 이유로 도청 어쩌고 하면서 이용하지 않으면, 타국 정상들도 다시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짝퉁 아스토리아가 될까 걱정입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반값으로 떨어지면, 그때 가서 한국인이 인수하여 산동반점 뉴욕 분점으로 바꾸면 됩니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뉴욕

보험회사는 대표적 캐쉬카우(Cash Cow. 성장성은 낮으나 시장 수익성은 높아서 기업에 막대한 현금 유동성을 제공해주는 사업 분야)입니다. 한국의 재벌이 백화점과 보험회사를 소유한 이유가 모두 현금 유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중국도 보험회사들이 주식이나 채권에만 투자하다가 2012년부터 외국자본 투자가 허용되자 본격적으로 해외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합니다. 중국 평안(平安)보험은 영국의 자존심 세계 최대 재보험회사인 로이드의 런던 본사 건물을 2억 6,000만 파운드(약 4,45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심각합니다. 일본이 가는 길을 그대로 따른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사회주의 체제가 뒤집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 시위를 보면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 경제는 2008년보다 훨씬 더 심각한 국면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배부르면 자유를 갈구하게 됩니다.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Up Date: 제가 우려했던 보안 문제를 미국 정부에서 지적하고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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