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국가 개조학 개론

6.15.2014.

한국은 지금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씨를 임명하여 그가 한 과거의 말과 글로
시끄럽습니다. 이번 총리 임명 사건을 보면서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새삼 돋보였습니다. 스님은 생전에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는 출간하지 말아 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글의 주인이 글쓴이인 저작자의 권리라고 저작권법으로 보호해 줍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저는 글의 진정한 주인은 독자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이든 나쁜 글이든 비록 저작자가 그 글에 대해서 잘못을 사과한다 해도 그 글은 독자의 마음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외상은 성형으로 지울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는 세월이 약일 뿐,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스님께서 우리에게 남긴 ‘말빚’을 지우려 하셨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주옥같이 살아 인생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주옥같은 글도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적소유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과 글의 진정한 소유권은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피해와 수혜를 동시에 받는 것이 화자(話者)나 저자(著者)가 아닌 청자(聽者)와 독자(讀者)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은 감동을 주지만, 나쁜 글은 명예를 훼손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지난 글과 말들에 대하여 사과한다 해도 독자의 마음에는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진정한 ‘국가개조’가 되려면 조중동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논설위원이란 사람들이 그동안 칼보다 무서운 펜을 얼마나 함부로 휘둘렀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지금 이 사람들 자신이 썼던 글들을 다시 읽느라고 밤잠을 못 잘 것입니다. 그런데 국가개조는 불가능한 것이 조중동 중 그 어떤 신문도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 자체를 지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보 정권에서는 공식적으로 국가 행정 조직인 ‘중앙인사위원회'(대통령령 제16317호, 1999.05.24 제정)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모든 공무원의 임용에 관한 것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것을 없애 버리고 행정안전부로 이관시켜버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예 청와대 안에 인사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에 비서실장인 김기춘 씨를 임명합니다. 바로 이것이 잘못되었기에 이것을 바꾸지 않는 한 대통령의 인사 실수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87조 제1항) 장관을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려면 국무총리가 인사위원장이 되고 인사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두어야 합니다.

비서는 자신을 버리고 자신이 모시는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야 살아남습니다. 그래서 옛날 중국이나 한국에서 환관들을 거세하여 자손을 갖지 못하게 한 겁니다. 가족을 가지게 되면 재산을 불려야 하기에 자신이 모신 왕에게 최선을 다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비서는 옳은 말을 하는 충신 참모가 아니고 대통령의 다른 수족(手足)일 뿐입니다. 김기춘 씨가 박 대통령의 마음과 수준을 완벽하게 읽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아마도 김춘추가 살아온 것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함께하고 싶을 것입니다. 비서실장을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하는 것을 고치지 않으면 국가개조는 불가능합니다.

국가개조는 독재자들이 썼던 용어입니다. 차마 ‘국민개조’란 말은 쓰지 못하니 국가개조를 들고 나왔습니다. 모든 사건 사고가 나면 리더의 잘못이 아니라 국민이 잘못한 것으로 인식하기에 이런 용어를 함부로 쓰는 것입니다. 특히 국민이 아닌 국가를 들먹이는 지도자들은 국수주의자(國粹主義者)가 많습니다.

국민이 모여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국민이 없고 땅만 있으면 국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감히 국민을 개조하려 들다니 무식해도 어느 정도지 이런 말을 함부로 쓰는 대통령을 지적하지 못하는 언론이 과연 진정한 언론입니까?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의 의식구조를 개조하려 드는 이런 무식한 사람들이 정치하기에 바로 얼마 전에 끝난 지방자치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자 아예 선거를 없애고 임명직으로 고치려고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낳은 자식도 의식구조를 바꾸지 못해 하는 말이 자식한테 이긴 부모 없다고 하는데 정말로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이 미개하다는 정몽준의 아들 말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국가를 개조한다는 말을 함부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미국에 살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기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개조되기 싫습니다. 개조돼야 할 사람들이 개조를 하려 드니 오뉴월에 우박이 떨어지고 소가 밭은 갈지 않고 뒤집어지면서 깔깔대고 웃는 겁니다.

새마을 운동한다고 초가집 지붕에서 발암 물질 덩어리인 석면 슬레이트로 개조하는데도 수 십 년이 걸렸습니다. 대통령의 임기는 길어야 5년입니다. 국민을 개조한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그런 말은 개 줘버리세요.

박정희 대통령은 자신의 좌익 이력과 친일 이력의 콤플렉스 때문에 정적을 빨갱이로 만들어 권력을 유지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친일 행적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한국에는 외교적으로 마이너스인데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일부 국민들의 정신적 만족을 이용하여 일본에 대해 고자세인 양 행동을 취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문창극 씨를 국무총리 후보로 임명함으로써 친일 행적에 다시 한 번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산업과 외교를 잘 모르는 국민을 이용하지 마십시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영토분쟁이 일어나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필수 제품인 희토류 일본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일본이 한쪽 손 들고 말았습니다. 일본에 ‘무라타제작소’라고 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고 합니다. 이 제품이 얼마나 작은지 가로 세로가 1mm가 아닌 0.2mm × 0.1mm 인 세계 최소 제품이라고 합니다. 단가가 한 개에 3원인데 스마트폰 1대에 무려 이 부품이 600개가 들어간답니다.

삼성은 물론 LG, 애플 등 전 세계 스마트폰에 거의 다 들어간다고 합니다. 무라타 공장이 멈추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이 멈춤답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로 연명하는 한국이 무슨 배짱으로 외교를 이렇게 하는지 무식하면 용감합니다.

왜 NASA의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인 중에 항상 일본인이 한 명씩 끼어 있는지 아십니까? 일본이 돈도 많이 대지만, 일본 기술 없으면 우주로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은 조중동만 보기에 세계의 기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깜깜합니다. 조중동은 삼성의 광고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기에 맨날 삼성이 일본을 제쳤다는 둥 일본이 망해가는 것처럼 보도하니 한국 국민 정서가 잘못 형성되는 것입니다. 반일이 친일이니를 떠나 외교는 현실이고 실리입니다.

미국이 왜 일본을 앞세워 아시아의 안보를 맡기려 하겠습니까? 일본은 한국과 통화스왑도 끊어 버렸습니다. 외환위기 오면 어떻게 할지, 미국만 믿고 있다가 1997년처럼 당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외국에 나가 한복 입고 미소 지으며 손 흔드는 것은 의전이지 외교가 아닙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깨닫고 고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리더십입니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원칙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용감한 자 만이 실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툭 던져놓고 국민 여론 떠보고 눈치 보는 것은 양심적인 정치인이 할 일이 아닙니다. 간보지 마십시오. 간철수 같이 됩니다.

국민은 대통령이 개조할 대상이 아닙니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입니다. 건축학 개론은 건축주의 뜻에 따라 사랑방을 줄이고 넓힐 수 있지만, 국가개조학 개론은 대통령이 넓히고 줄일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고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헌법 제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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